가슴 아픈 해외입양 ‘다신 없기를’

입양 어머니 모임 ‘민들레’ 해외입양 금지 운동

“해외로 입양된 아이들이 얼마나 어렵게 살고 있는지 그 아픔은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같은 아픔이 다시는 없기를 바랍니다”

자녀를 해외로 입양보내고 뒤늦은 후회에 시달리던 어머니들이 이 같은 비극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한데 모아 해외입양 반대 운동에 나섰다.

입양 어머니 모임인 ‘민들레’는 4일 오후 서울 장충동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해외입양 반대’, ‘나의 아기 나의 손으로’라는 내용이 적힌 팻말을 들고 나와 해외입양 금지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이날 캠페인에는 민들레 소속 어머니 10여명과 2007 세계한인입양인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한국계 입양인 30여명 등이 참가해 시민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민들레 관계자는 “예전에는 힘든 사연이 있어 아이들을 외국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어려운 처지의 엄마가 직접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만들어져 고아 수출국의 불명예를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명자(49.여) 민들레 사무총장은 “입양아들에게 엄마들이 노력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한국에 올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서명 운동에 나섰다”며 “지금도 입양이 계속되고 있지만 우리와 같은 아픔이 또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977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들을 떠나보낸 노씨는 “당시에는 아들이 설마 해외로 나갔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2004년 미국에서 아들이 날 찾는다는 연락을 받고 기절할 뻔했다. 찾은 것은 기뻤지만 언어, 음식, 문화가 완전히 다른 아들을 접하니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노씨는 “아들을 처음 만나 인사동에서 함께 쇼핑을 했는데 아들이 ‘난생 처음으로 백인들을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쇼핑해봤다’고 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입양아들이 외국에서 얼마나 인종차별을 받았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이 날 캠페인에 참석한 입양인 김재란(36.여)씨는 “엄마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이런 모임을 만들어 너무 기쁘다”며 “개인적으로 별 나쁜 경험은 없었지만 해외 입양의 폐해는 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 문제이기 때문에 여기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이 양육은 친부모나 친척, 아니면 그 사회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 국제 입양은 가장 마지막에 고려해야 할 일”이라며 “한국은 아직도 인구 대비 해외입양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라고 꼬집었다.

민들레는 최근 청주에서 550여명의 서명을 받은 데 이어 전국 각지로 캠페인을 확대, 해외입양에 반대하는 100만명 서명을 받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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